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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그리스

Impromptus | 2010/02/28 00:34 | 얌전한 칸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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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본 뮤지컬인데 솔직히 말하자면 모든 면에서 실망스러웠다.
내가 아주 수준 높은 관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거슬리는 구석이 많은 걸 보면;;

포스터에는 '내가 선택한 첫 뮤지컬'이라고 써놨는데 공연을 보기 전까진 그게 배우의 입장에서 써놓은 문구란 걸 알지 못했고, 개관작품이라길래 더 질높은 공연을 보게 될 걸 기대했으나 공연장의 음향이 전혀 조율이 안 되어 있어, 무대와 관객이 완전히 분리된 꼴을 보고서야 내가 순진하게 착각에 빠져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사님께선 시작한지 30분도 되지 않아 영화가 훨씬 낫다고 내게 귓속말을 하셨으며, 나도 그 때부터 벌써 슬슬 지겨워지며 적극 동감했는데 그 후로도 공연은 2시간이나 더 계속되었다. ㅠ.ㅠ 포스터에 쓰인 말대로라면 이 공연은 정말 그리스가 아닌 것 같다.

그리스 보러 간다고 기대에 부풀어 이대 앞 그리스 음식점에서 그리스 음식도 먹고 갔는데(여사님의 센스) ㅋㅋ 공연이 기대에 별로 부응하지 못했다. (물론 저 grease와 이 greece는 다릅니다만;;;)

대신 작년에 생긴 그 말 많던 이화여대의 ECC를 직접 목도하고 정말 눈이 휘둥그레지는 수확을 얻었는데, 학교에 수익시설이 들어서는 것에 대해 근본적으로 곱지 않은 시선을 가진 나 같은 사람조차도 참 쾌적하고 편하긴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으니... 이거 참 뭐라고 해야하나? 여러모로 싱숭생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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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형제

Impromptus | 2010/02/21 23:12 | 얌전한 칸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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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보았다. 난 송강호의 연기가 완벽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이 사람이 나오는 영화는 대부분 다 마음에 든다. 신기한 일이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다. 아래에 쓰겠지만 단점이 많은 영화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에 든다. 허허.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아니, 보고 나서 지금까지도 아주 찝찝한 구석이 있다.
첫번째, 스토리의 저질성이다. 이게 무슨 유아용 만화도 아니고, 고전가사도 아닌데 스토리가 뜬금없는 우연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재미있으면 된 거 아니냐고 할 지 모르겠으나 계속 그러니까 난 재미가 떨어졌다.
두번째, 외국인 노동자와 북한 사람들에 대한 비하가 심하다. 심지어 말투까지 동원해서 웃기려고 하는데 사실 나도 웃었지만 마음이 편치 않았다. 우리나라 사람이 어디가서 풍자의 대상만 되어도 그렇게 흥분하는 사람들이 왜 남의 나라 비하에는 이토록 열을 올리고, 관대해지는지 모르겠다.
세번째, 남북한 관계에 대한 인식의 수준이 낮다. 주인공 두 사람의 관계를 통해 화해의 메시지를 던지고자 하는 것처럼 포장해 놓았으나 어떠한 대안도 없고, 기본적으로 남북한 관계를 고루한 대결구도로 상정하여 이를 전혀 극복하지 못했다.

반면에 일상의 소소한 소재들로 웃음 짓게 만드는 센스는 정말이지 탁월했으며, 위에서 지적한 몇가지 단점이 있지만 이것을 감안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깔려있는 영화였다. 그리고 난 본래 여배우의 비중이 극히 낮은 영화는 아무리 잘 만들어도 평가가 비교적 박한 편인데 이 영화에는 그로 인한 페널티도 주고 싶지 않다.



p.s. 설연휴 중에 이 영화를 보았는데 상영관으로 올라가는 길에 이정재를 보았다. 영화를 보고 혼자서 뚜벅뚜벅 걸어나가는데 여사님께서 혼자 영화보러 온거야? 하면서 신기해하셨다. 그러고 본 이 영화에 멀쩡하고 쓸쓸한 두 남자가 나오는 걸 보니 뭔가 묘했다. ㅋㅋ



평점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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