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이야기이지만 한 사람이 사회생활을 할 때 멘토의 유무, 멘토의 역할이 정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요즘 비지니스 실용서들 중 인관관계학을 다룬 책들이 정말 많지만, 내용 중 빠지지 않는 것이 인생의 멘토를 만들라는 것이다.
#2.
이것 역시 이제 와서 뒷북 치듯 포스팅을 하기엔 좀 오래된 이야기인데, 지난 연말에 언론에서 한창 화제가 된 한 여고생이 있었다. 치매를 앓는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기초생활수급권자 여고생이 매달 용돈 8만원에서 3만원을 쪼개 아프리카 우간다 어린이에게 기부하고 있다는 이야기.(<한겨레> 12월9일치)
#3.
기사의 내용도 그렇고, 그 기사에 달렸던 인터넷 댓글들도 그렇고 모두다 이 어여쁜 소녀에 대한 칭찬 일색이다. 물론 나도 이 마음씨 착한 소녀가 기특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제대로 돌아가는 사회라면 이 소녀에게서 감동만을 받고 칭찬만을 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 이 소녀의 이야기는 우리 사회의 시스템이 경제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을 사회적으로도 고립시켜 놓았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4.
이 여학생에게 제대로 된 스승이나 멘토가 존재했다면 과연 자신의 얼마 안 되는 용돈 중 무려 40%에 가까운 돈을 후원하는 데 써버리도록 방치했을까? 담임 선생이나 사회복지사들은 도대체 뭘 하고 있었는지 의문이다. 그들이 이 사실을 알고도 그냥 놔두었다면 정말이지 무책임하고 제 정신이 아니라고 밖에는 말을 못하겠다.
#5.
우리 헌법 전문에는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각인의 기회를 균등히 하고"라는 문구가 명시되어 있으나 대한민국은 실제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결코 기회가 균등하지 않다. 이 중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경제' 분야일 지 몰라도, 진정으로 기회의 균등마저 봉쇄해 버리는 것은 바로 '사회'적 관계에서 주변의 조언자나 심적인 안정을 얻을 수 있는 '문화'의 부재가 아닐까 싶다. 그런 면에서 단순히 이 여고생의 이야기를 연말의 미담 정도로만 천편일률적으로 다룬 우리나라의 언론들은 지탄받아 마땅하다.
#6.
우리나라의 사회·문화적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것, 그리고 언론이 제 역할을 못한다는 것 역시 참으로 오래된 이야기이다. 그래서 더욱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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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에게선 3만원이 없으면 불편하고 힘들겠지만 생사가 결정되는 문제는 아니겠지만 그녀가 후원하는 쪽에서는 생사가 가능하니까 후원을 멈출수 없어 보여.
물론 지금 힘들겠지만, 8만원 용돈중에 3만원을 남을 위해 돕는 것을 실천하는 것은 나중에 3천만원을 줘도 살 수 없는 경험을 하는 것이기에 힘들더라도 소녀가 그 마음을 계속 유지했으면 좋겟어.
이번에 소득공제라는 것을 처음 해봤는데, 기부액 cash back되더라. 소녀야 소득공제 대상은 아니겠지만, 그녀가 대학에 진학할 때 수능 점수 10점 더 받는 것 보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남을 도운 것이 더 반영되는 그런 시스템들이 마련되엇으면 좋겠어.
와, 형님은 정말 넓게 보는 안목을 가지신 것 같아요. 입시반영 같은건 전 생각도 못했습니다^^;
사실 그런거 하라고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한 걸텐데 말이죠.